히어로를 꿈꾸었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히어로의 꿈을 접어야만 했던 당신.
히어로를 도울 방법을 찾던 당신은 히어로가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것을 보고 그들을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사회 운동가가 되었습니다. 당신은 히어로를 위한 마음으로 열정적으로 활동하였습니다. 히어로 활동을 옹호하는 당신을 아니꼽게 보는 이들도 있었지만, 당신은 개의치 않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당신은 의문의 초대장을 받게 됩니다. 초대장에는 당신의 활동을 돕고 싶으니 용의가 있다면 초대에 응해달라는 내용과 함께 어떤 이름과 시간이 쓰여 있었습니다. 호기심이 동한 당신은 초대장에 적힌 이름을 조사해보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 막막해하던 당신은 마침내 도움을 얻을 수 있을 만한 사람의 이름을 떠올렸습니다.
당신의 친구, 하이비 모즈는 한때 당신과 함께 히어로 권익 운동을
한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당신과는 성격부터 운동의 방향성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달라 늘 티격태격했고, 결국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대판 싸운 뒤 각자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그 역시 진심으로 히어로를 위해 활동한다는 것을 알기에 진심으로 미워하진 않았지만, 밉지 않은 것과 도움을 청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당신은 며칠을 끙끙 앓다가 초대장에 적힌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오고서야 하이비 모즈에게 간신히 연락했습니다. 당신이 전화하기까지 한참을 고민한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시원스럽게 전화를 받아주었습니다. 그는 당신의 질문을 듣고서는 그런 것도 모르냐며 핀잔을 주더니 최고급 식당의 이름이라며 상세한 위치까지 알려주었습니다. 그는 어떻게 그 이름을 알게 되었는지 물어보았지만 초대장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았던 당신은 적당히 얼버무리면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약속된 시간에 도착한 당신은 화려한 건물의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누군가의 악의적인 장난에 속은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반신반의하며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당신의 모습을 본 웨이터가 다가왔고, 초대장을 보여주자 어느 방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방에서 기다리던 사람의 모습을 본 당신은 깜짝 놀랐습니다. 당신을 초대한 이는 세계적인 기업의 회장이자 히어로 권익 활동가인 귄터 라커펠러였습니다.
귄터 라커펠러는 당신의 활동을 오래전부터 주의 깊게 지켜봐 왔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휘황찬란한 건물, 오감을 자극하는 음식 그리고 세계적인 인물과 마주 앉아 있다는 사실에 압도당한 당신은 음식을 먹으면서도 그게 콧구멍으로 넘어가는지, 목구멍으로 넘어가는지 모를 지경이었고, 그의 말은 제대로 이해도 못 한 채 간신히 네, 네하며 추임새만 간신히 넣을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반사적으로 대답만 하다가 심상찮은 부탁에 네라고 대답했음을 뒤늦게 깨달은 당신은 바보처럼 되물었습니다.
"네?"
"자네, 히어로
활동을 해볼 생각은 없냐고 물었네."
귄터 라커펠러는 백 마디의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법이라며 뛰어난 히어로의 활약이 곧 히어로의 필요성을 부각시킬 거라 말했습니다. 그리고 히어로의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당신이 직접 히어로가 되어 활동한다면 누구보다도 뛰어난 히어로가 될 거라 말했습니다. 그의 말을 들은 당신은 그가 자신을 조롱하고 있다고 생각해 분노했지만 간신히 화를 누르고, 당신의 의자를 가리키며 물었습니다.
"당신의 눈에는
제 휠체어가 안 보이시나요?"
권터 라커펠러는 당신의 물음에 웃으며 그런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식탁에 버튼을 조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벽이 분리되기 시작했고 곧이어 주황색과 흰색이 적절하게 섞인 로봇 형태의 배틀 슈트가 나타났습니다.
"최근에 우리
기업에서 만든 배틀 슈트라네"
"나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히어로 권익 운동을 해온 자네를 지켜봤고 히어로를 꿈꾸었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히어로의
꿈을 접게 된 자네를 도와주고 싶네"
"자 어떤가? 이 배틀 슈트를 받아주겠는가?"
너무나도 달콤한 제안에 당신은 어떠한 이유로 자신에게 이렇게 해주는 것인가 의심했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긴 당신은 권터 라커펠러가 오랜 시간 동안 히어로 권익 활동을 했다는 것과 확고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신이 포기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에 의심을 지우고 대답했습니다.
"네 받겠습니다."
이후 당신은 모든 것을 제쳐두고 태평양 한가운데에 위치한 무인도에 들어가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배틀 슈트를 조작하기도 힘들어 훈련용 홀로그램들을 상대하기도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포기하지 않고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당신은 빠르게 배틀 슈트에 적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손쉽게 훈련용 홀로그램들을 상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한 권터 라커펠러는 본격적으로 히어로 활동을 시작해도 될 것 같다 했습니다. 당신 또한 더 이상 무인도에서 훈련할 것이 없다 판단했고 곧장 히어로 활동을 하기 위한 자격시험을 봤습니다. 당신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시험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히어로 활동을 시작한 당신은 자신을 기가슈트라고 부르며 하늘 위에서 지상을 감시하며 각종 크고 작은 사건들을 해결하기 시작했습니다. 테러를 자행하려는 조직을 사전에 포착해 미사일과 레이저로 저지하거나 안전 사각지대에서 사람들을 습격하는 나쁜 사람들을 붙잡는 등의 일을 했습니다. 당신의 눈부신 활약으로 범죄율이 눈에 띄게 낮아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당신의 활약을 아니꼽게 보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중동지역에서 테러 조직을 없애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북대서양 한복판에서 갑자기 전파 방해 영역이 펼쳐지며 공중에서 가면을 쓴 괴한들의 습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괴한들은 각종 초능력과 특수한 장비를 사용하며 당신을 공격했습니다. 당신은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중동지역에서 많은 레이저 에너지와 미사일을 소비한 탓에 혼자서 각종 초능력과 특수한 장비를 사용하는 괴한들을 상대하기 힘들었습니다. 결국 모든 레이저 에너지와 미사일을 소모한 당신은 괴한들과 육탄전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뒤섞이는 육탄전 끝에 당신의 주먹이 괴한의 가면을 강타했고 숨겨져 있던 얼굴이 드러났습니다. 괴한의 얼굴을 본 당신은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신을 습격한 괴한은 바로 히어로였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왜 같은 히어로인 당신들이 자신을 습격했냐고 소리쳤습니다.
"네가 우리
일을 전부 가져가니까 우리가 잊히잖아?"
"우리는 너같이
정의를 위해서 히어로 활동을 하는 게 아니야"
"유명해져서
남들보다 높은 지위에 있고 싶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히어로 활동을 하는 거야"
"그런데 네가
모든 일을 해결하면 우린 어떻게 해?"
"돈도 못
벌고 우리를 찾아주는 사람들도 적어진단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넌 방해가 됐어"
"그러니 죽어라"
말을 끝낸 괴한은 다시 당신을 공격했고 당신은 분노했습니다.
지금까지 당신이 꿈꿔왔던 히어로의 행동과 정 반대되는 행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배틀 슈트의 한계를 끌어올리며 히어로들을 상대했습니다. 몇몇의 히어로들을 쓰러뜨리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히어로들이 당신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배틀 슈트는 너덜너덜해졌고 더 이상 하늘을 날아다닐 에너지 또한 없어졌습니다. 최후의 순간이 다가왔다는 것을 직감한 당신은 이제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고 곧바로 배틀 슈트를 폭주시켰습니다. 북대서양 한복판에는 거대한 폭발이 터졌고 이후로 기가슈트와 몇몇의 히어로들을 더 이상 볼 수 없었습니다.
용병 | [기가슈트] 무기 30강 | 중령3설비 | 2021-10-27 | 4 | 6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