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시즈는 시험관에서 배양되었고 거대하고 투명한 인공 자궁에서 자라났습니다.
다크시즈는 배아 상태일 때부터 모든 것이 낱낱이 기록되었습니다.
몸은 점점 성장하지만, 다크시즈는 한 번도 눈을 뜬 적 없이 거대한 시험관 같은 곳 속에서
계속 눈을 감고 잠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다크시즈는 눈을 뜨지 않아도, 정신이 강제로 어둠 속에 갇혀있어도
'포스'를 통해 주변의 모든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연구원들은 그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는 것처럼
항상 다크시즈가 자신들이 필요한 만큼의 포스만 발휘하게 강제로 조절했습니다.
이곳엔 다크시즈 말고도 여러 명의 시험관 속 아이들이 존재했고
아이들은 전부 포스를 갖고 있어서 다크시즈는 보지 못해도
아이들의 포스를 감지해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연구원들은 실험실 쥐에게 하듯이 다크시즈을 비롯한 아이들에게
서슴없이 고통스러운 생체 실험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연구실에 새로운 아이가 들어왔습니다.
그 아이의 포스는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새로운 포스였습니다.
다크시즈는 그 아이에게 호기심을 느꼈습니다.
아이가 들어오고 난 후 종종 머릿속에 아이의 목소리로 생각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파동으로 접하는 소리와 전혀 다르게 머릿속으로 직접 전달되어 무척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다크시즈는 아이에게 말을 걸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안녕'이라고 혼잣말을 해보았습니다.
어? 누구야? 안녕이라고 한 사람!!!'
그런데 놀랍게도 머릿속에 아이의 말이 다시 들렸습니다.
'내 말이…들리니….?'
'응! 들려! 넌 이름이 뭐야? 여기가 어딘지 아니??'
그 후 다크시즈와 아이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졌습니다.
아이 덕분에 새로운 정신감응력을 자각했고 연구원들은 그 사실을 알아낸 후론
다크시즈에게 새로운 실험을 시켰습니다.
그 실험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의 머릿속 지식을 빼내오는 것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다크시즈는 다양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머리 속에는 지식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그 사람의 생각, 감정에 여과 없이 노출되었습니다.
지식을 빼내어 오는 대상은 외부에서 잡혀 온 사람들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그들은 이곳에 오기 전에 굉장히 고통스러운 고문을 당한 상태라
정신이 굉장히 피폐하고 음울하며 비관적이었고 다크시즈는 그러한 감정에 상당히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연구원들은 다크시즈에게 종종 그들의 뇌를 파괴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거부하고 싶지만 돌아오는 것은 고통입니다.
연구원들은 다크시즈 능력의 한계치까지 사용하도록 실험을 진행했고
실험이 끝나면 다크시즈는 녹초가 되어 정말 깊게 잠들어 아무 소리도 못 듣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아아아악!!!!!!!!'
하는 머릿속이 찢어질 것 같은 비명에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무서운 소리에 다크시즈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떴습니다.
거대한 수조 속에 나체로 벌거벗은 아이의 몸에는 알 수 없는 선들이 가득 연결되어 있었고
그 선 중 하나에서 전류를 띄고 있는 포스가 강제로 주입되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온몸에 전류가 흘러 고통스러워하고 있었습니다.
연구원들은 무심하게 컴퓨터와 태블릿에 데이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태어나 처음 본 참혹한 광경에 다크시즈는 굉장히 당황했습니다.
그러다 실험당하는 아이와 그 주변에 있는 아이, 그 옆에 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모든 아이의 얼굴과 신체 크기가 전부 똑같았습니다.
심지어 수조 맞은편 모니터에 비치는 다크시즈의 얼굴도 그들과 같았습니다.
굉장히 소름 끼치고 무서운 광경이었습니다.
심리가 불안정해지자 포스가 요동쳤고 다크시즈의 몸에 연결되어 있던 모든 선이 일시에 떨어져 나갔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모든 아이의 생각들이 다크시즈의 머릿속으로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다크시즈는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고자 주변을 부수기 시작합니다.
불안정해진 정신에 포스는 통제 불능이 되어 다크시즈를 가둬놓는 수조를 부숴버렸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다른 수조도 차례차례 부서졌으며 연구원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갔습니다.
갑작스럽게 세상에 노출되어 낯선 감각이 밀려들어 왔고 그것은 고통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다크시즈의 포스는 다크시즈가 고통으로 느끼는 모든 것을 파괴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연구원들은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우왕좌왕했고 연구소는 사이렌 소리가 울리면서 긴급 폐쇄를 시작합니다.
그 와중에 다크시즈를 제압하기 위해 내려온 보안 요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다크시즈는 머릿속을 울리는 사람들의 비명을 없애기 위해 연구원들을 쫓아 그들의 뇌를 곤죽으로 만들었습니다.
다크시즈는 연구소를 탈출하면서 모든 시설을 파괴했습니다.
미처 탈출하지 못한 연구원들과 그 안에 있던 모든 실험당하던 불쌍한 아이들도 죽었습니다.
거대한 연구소 하나를 폭파하는 건 어마어마한 포스가 소모되는 일이었고,
다크시즈는 포스를 한계까지 사용하고 정신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그러다 한밤중에 추위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태어나 난생처음 바라본 밤하늘이란 건 무척이나 아름다운 것이었습니다.
추위도 잊고 정신없이 밤하늘을 넋 놓고 바라봅니다.
"거기- 꼬맹이? 살아있니?"
갑작스럽게 들려온 목소리에 다크시즈는 놀라움과 공포심에 몸이 얼어 붙었습니다.
지금은 포스가 한 톨도 남지 않아 자신을 보호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누구세요?'
"이 대폭발에 살아남은 아이가 있었다니! 괜찮니 꼬마야?"
'어…힘이 하나도 없는 것 빼면 괜찮은 것 같네요'
"말은 못하는 거니?"
'말?? 성대로 소리 내는 것 말인가요?'
다크시즈는 황무지 폭발을 조사하러 온 한 기사에게 무사히 구해졌습니다.
기사는 다크시즈의 사정을 듣고는 보호자를 자청해 다크시즈를 돌보길 원했습니다.
그 후 기사님은 다크시즈의 양어머니가 되어주었습니다.
다크시즈는 그분의 보호와 따스한 보살핌 아래 난생처음 행복과 기쁨이란 걸 느끼며 평화롭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나라에서는 다크시즈를 기사로 만들어 그 능력을 활용하고 싶어 합니다.
위에서 내려오는 압력에 어머니는 점점 근심이 쌓여갔습니다.
다크시즈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 스스로 기사단에 들어갔습니다.
어머니는 무척이나 슬퍼하고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래도 다크시즈는 어머니가 자신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크시즈는 몸을 움직여 활동하는 걸 무척 좋아했고
그 덕분인지 광선검을 다루는 법과 기사단 검술을 금방 배웠습니다.
실력은 일취월장하였고 다크시즈는 1년 뒤 정식 기사가 되어
많은 분쟁지역으로 파견되어 뛰어난 활약을 펼쳤습니다.
다크시즈는 혁혁한 전공을 세워 빠르게 진급했습니다.
그러한 고속승진은 주변 사람들이 다크시즈를 시기하게 만들었습니다.
정치싸움 때문에 다크시즈는 어머니와 함께 허름한 변방으로 좌천되었습니다.
이곳은 제대로 된 기지조차 없어 우주정거장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여기서 유일하게 할 일은 텅 빈 행성을 정찰하는 것입니다.
행성 정찰은 다크시즈와 어머니가 교대로 맡았는데,
어느 날 주변에서 군사 훈련이 있다는 통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날은 어머니가 정찰을 나갈 차례였습니다. 다크시즈는 어머니 대신 내려가고자 했지만,
어머니는 몸조심하라는 말과 따듯한 포옹 후 정찰선을 타고 내려갔습니다.
다크시즈는 어머니의 당부대로 우주복을 입고 비상탈출선에 올라탔고
예상대로 레이저포가 행성을 비롯한 우주정거장으로 쏟아집니다.
다크시즈는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무력감에 절망합니다.
비상 탈출선이 파괴된 기지 파편에 맞아 부서지기 시작합니다.
다크시즈도 이대로 죽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다크시즈는 운명의 장난처럼 무사히 구출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한쪽 눈을 잃는 상처를 입었지만 그것보단 어머니를 잃은 슬픔이 더 컸습니다.
정부에선 제대로 연락이 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기사단 쪽에서 고의로 연락을 누락시킨 것임을 다크시즈는 직감했습니다.
게다가 정신이 혼미한 와중에 다크시즈에게 목숨이 질기다고 독설한 기사단원의 말도 똑똑히 기억하기 때문이죠.
그들이 어머니에게 그렇게 했듯이 다크시즈도 복수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어머니를 빼앗아가고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실험체로 쓰는 이 거지 같은 제국을 없애버리기로 결심합니다.
어머니와 함께하기 위해 봉인했던 정신감 응력과 분노, 증오의 감정이 봉인 해제되었고
다크시즈는 복수를 위해 살기로 합니다.
그리하여 다크시즈는 이웃 은하공국과의 국경선에 잠입해 분쟁을 일으켰고
의원들의 정신을 조종해 거대한 전쟁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다크시즈는 그 전쟁의 선봉에 서서 강력한 포스로 적의 함선을 분쇄했습니다.
다크시즈는 전쟁영웅으로 주목받아 대중의 지지를 한몸에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크시즈는 수도방위 사령부의 지휘관들의 정신을 조종해
군대를 일으켜 대통령궁을 점령했고 전쟁을 일으킨 책임을 물어 대통령을 실각시키고
의회를 해산시키고 스스로 황제가 됩니다.
다크시즈는 반항하는 사람들은 전부 감옥에 보내거나 다른 간부들이 보는 자리에서 잔인하게 죽이는 등
공포를 보여줘 그들을 굴복시켜 반항하지 못하게 합니다.
군부와 기사단의 장교와 간부들을 대대적으로 숙청하면서
다크시즈를 태어나게 한 인체실험을 주도했던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게 했으며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는 모든 비인간적인 인체실험을 중지시켰습니다.
정치인들과 기업인들 간의 비리를 계속 폭로하여 대중들의 시선을 돌려 그들의 완전한 지지를 얻었습니다.
다크시즈는 제국을 장악해 발아래에 두었습니다.
누구도 반항하지 못하고 다크시즈 앞에서 공포에 떱니다.
자, 이제 제국을 내부에서부터 무너지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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