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의 군주 메피스토는 태고적부터 존재하던 대악마로써
재앙과 탐욕, 질병을 일으켜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을 유흥으로 생각하는 존재입니다.
세상을 어지럽힐 일거리를 찾던 메피스토는 어느날 육신이 나약해져 가는 모습에 절망하면서
생을 마감하려고 하는 한 늙은 철학자를 보게 됩니다.
좋은 생각이 떠오른 메피스토는 단숨에 지옥에서 인간세계로 이동하여 그 늙은 철학자 앞에 나타납니다.
늙은 철학자는 인간과는 다르게 생긴 메피스토의 모습을 보며 멍한 눈으로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교활한 웃음을 지으며 메피스토는 철학자에게 제안을 합니다.
원하는 모든 것을 주고 지상세계에 있을 때는 시종이 되어줄테니
사후세계에서는 메피스토의 종이 되어 섬겨야 한다는 내용이였습니다.
메피스토의 목적은 이 사람을 타락시켜 지옥에서 자신의 종으로 영원히 괴롭히려는 것이였습니다.
그리고 메피스토의 뜻대로 그 철학자는 메피스토의 제안을 받아드리기로 했습니다.
메피스토가 원하는대로 계약이 성사되자 메피스토는 그를 어떻게하면 타락시킬까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메피스토는 그를 술을 통해 도취시킬 계획을 세웠습니다.
술집으로 데려가 잔치를 벌이려고 했지만, 메피스토의 계획은 뜻대로 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향락을 즐기기에는 그의 몸은 너무 늙어있었기 때문입니다.
메피스토는 곧바로 마녀의 주방으로 그를 데리고 가 마약을 먹이고 20대 청년으로 탈바꿈 시켰습니다.
늙고 쇠약해져가는 몸을 버리고 다시 젊음을 되찾은 철학자는 매우 기뻐했고,
점차 메피스토의 계획대로 움직이는 사람이 되어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메피스토와 그 앞에 한 여성이 나타났습니다.
메피스토는 그레트헨이라는 이 여성을 통해 그를 타락시킬 계획을 다시 세웁니다.
젊고 아름다운 이 여성은 그를 향락에 빠지게 만들기 매우 적합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메피스토의 기대와 달리 향락이 아닌 진정한 사랑으로 승화되어 버렸고
이렇게 메피스토의 계획은 다시 한번 실패하고 맙니다.
두번의 실패로 좌절하고 있던 메피스토에게 희소식이 생겼습니다.
바로 그레트헨이 죄를 짓고 사형판결을 받았다는 소식이였습니다.
철학자는 메피스토의 힘을 빌어 그녀를 구출하러 감옥으로 가자고 합니다.
메피스토의 힘으로 감옥에 들어온 그는 그레트헨에게같이 도망치자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애원을 뿌리친 채 신의 은총만을 빌고 있었습니다.
메피스토는 이 모습을 보면서 의기양양해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영혼은 지옥으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사형을 당할 죄를 지었지만, 그녀의 영혼은 청정무구했고,
육체가 타락했을 뿐 영혼마저 타락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실의에 빠진 철학자는 그녀의 죽음이 자신의 탓 이라며 알프스로 가게 됩니다.
알프스의 초원에 잠들었던 철학자는 잠에서 깨어나자 가벼운 마음으로 메피스토와 함께 새로운 출발을 합니다.
메피스토와 함께 가장 처음 간 곳은 황제의 궁정이었습니다.
메피스토는 향락적이고 타락한 이 궁정에서 그를 향락과 악덕의 구렁텅이로 빠뜨려 넣을 계획을 다시 세웁니다.
그를 도와주어 궁핍한 나라의 재정을 구해주고, 신출귀몰한 재주를 보일 수 있도록하여
황제의 신임을 얻게 만들어줬습니다.
재정의 불안에서 벗어난 황제는 그에게 다른 것들을 많이 부탁하게 되었습니다.
황제는 그에게 히랍신화의 미녀 헬레나와 미남 파리스를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메피스토는 그를 데리고 시공을 초월한 적막의 고장인 어머니들의 나라로 가서 세발향로를 가져왔습니다.
향로의 연기 속에서 미녀, 미남의 모습을 재현시키는데 성공했지만, 헬레나의 미에 매혹되버린 그는
그녀를 데리고 가려는 파리스를 쫒아가 마법의 열쇠를 그의 몸에 댔습니다.
그때 폭발이 일어났고, 헬레나와 파리스는 사라져버렸으며, 그는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의식을 잃은 그를 메피스토는 어깨에 메고 옛날 서재로 가서 낡은 침대 위에 눕혔습니다.
예전 그 철학자의 제자였던 바그너는 지식의 힘으로 만들어진 인조인간 호문쿨루스를 완성해 놓고 있었습니다.
바그너는 메피스토에게 철학자를 깨우려면 헬레나가 있는 희랍으로 데리고 가야한다고 말했습니다.
메피스토는 호문쿨루스의 안내를 받으며 고대 요괴들이 축제를 벌이고 있는 데사리아로 날아갔고
도착하자 철학자는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리곤 곧바로 저승의 여왕을 만나 헬레나를 만나게 해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저승의 여왕은 철학자의 간곡한 부탁을 들어주었고, 헬레나는 다시 이승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승으로 돌아가게 된 헬레나는 사실 원래의 남편에게 돌아갔어야 했으나
메피스토는 중간에서 상황을 바꿔 철학자에게 가도록 하였습니다.
철학자와 결혼하게 된 헬레나는 아들도 낳았지만,아들이 일찍 죽게되자 다시 저승으로 가버렸습니다.
남은거라곤 헬레나의 옷 뿐이였는데, 이 옷이 구름이 되어 철학자를 먼 곳으로 운반하게 되었습니다.
철학자는 더 이상 개인의 삶에 시간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전에 황제를 도와 적을 무찌른 공으로 광대한 해안의 영토를 보상으로 받았던 철학자는
그 토지를 개척하여 많은 사람들이 일하면서 생활하는 나라를 건설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계획이 성취되었고, 철학자는 더 이상 메피스토와의 계약을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드디어 메피스토가 원하던 순간이 된 것입니다.
그의 영혼을 지옥으로 끌고 가려던 찰나 구원받았던 그레트헨의 영혼과
천사들이 나타나 철학자의 영혼을 메피스토에게서 빼앗아 갔습니다.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는 메피스토에게 불현듯 다른 세상이 보였습니다.
그 곳에는 다양한 시대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였고, 저들을 모두 타락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연옥의 불꽃이 그들을 향하고 있네요.
과연 메피스토는 이 곳의 영웅들을 타락시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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